심 기 증

(양육태도가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

Ⅰ. 정 의

심기증이란 건강에 아무 이상이 없을 때에도 신체의 기능이나 기관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작은 통증이나 고통들을 과장되게 표현하는 병적인 부모의 태도이다. 이렇게 건강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는 환경에서 성장한 어린이는 아픔의 과장이 자기 부모에게서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며 활동 면제와 불참의 구실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알고서 자기 부모의 지나친 걱정을 그대로 받아들여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심기증'이 된다.

Ⅱ. ‘심기증’의 증상

1) 하찮은 통증이나 고통을 과장해서 거기에 스스로 굴복해버린다.

2) 겪고 있는 증상이 본인에게는 너무나 실제적이어서 질병을 이용하고 있는 심기증적 성향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3) 표현에 비해서 증상이 너무 경미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꾀병이나 병을 즐기는 것처럼 보여서 주변 사람들을 화나게 한다.

4) 자신이 하기 어려운 일을 해야 될 때면 건강상 할 수 없다면서 핑계에 상응하는 고통이나 통증을 찾는다.

5) 고통을 호소하던 질병이 의학적인 도움으로 치료된다 하더라도 또다른 모호한 증세를 꾸며내기도 한다.

6) 지속성을 지녔다는 점에서 건강한 사람이 겪는 내면의 갈등, 좌절, 분노의 결과로 겪는 두통, 질투, 피로감 등의 전신 신체적 증세와는 구별되어야 한다.

Ⅲ. 심기증은 어떻게 형성되었는가?

건강에 대해서 비정상적인 두려움을 가진 부모는 자녀들에게 건강에 대한 비정상적인 태도를 보여주게 된다. 또한 자식의 건강 문제에 대해서도 똑같은 걱정과 우려를 나타낸다. 이런 분위기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자녀는 자연스럽게 건강에 대한 병적인 태도를 지닌 부모의 태도를 배우게 되고 심기증이 대물림 된다.

Ⅳ. `심기증'이 성인 생활에 미치는 영향

하찮은 아픔이나 통증을 과장하는 습성에서 비롯된 심기증은 막연한 증세의 포로가 되어서 아프고 병들었다고 느끼면서 지내는 편이 정상적인 활동에 참여하고 사는 것 보다 훨씬 편하다. 그래서 노동, 사회활동, 부부생활 등의 모든 활동에서 뒷전으로 물러서 버린다.

가. 일과 사회 활동

심기증으로 고통받는 사람은 업무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다. 그래서

1) 아프다는 구실로 자주 결근하거나 업무를 충분히 해내지 못한다.

2) 일이라는 그 자체를 하나의 커다란 짐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자신의 노 고를 통해 만족을 얻지 못하고, 일의 고됨을 과장한다.

3) 사회 활동에 참여하기를 바라기는 하지만, 자신의 건강을 믿지 못하므 로 사회 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는다.

나. 결혼과 성

1) 배우자의 선택

심기증을 지닌 사람은 결혼 대상으로서 자신의 하소연을 동정적으로 들어주고 이해해주며 불평하지 않고, 많은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동점심 많은 간호사 같은 사람을 구하게 된다. 심기증을 지닌 사람에게 간호사 역할을 하게 될 사람이 여성일 경우 모성애가, 남성일 경우는 의협심이 자극되어서 결혼을 하게 되고 정상적인 결혼생활에서 누릴 수 있는 만족감을 박탈 당하게 된다.

2) 부부 관계를 지속시키는 힘은 죄책감

아내가 심기증이면 가사 ․시장보기․요리 등도 하지 못하고 부부 생활도 거절하여 남편에게 좌절감을 안겨주고, 남편이 심기증이면 생활비 조달도 아내가 떠맡아야 할 정도로 무능하게 되어 관계가 악화된다.

그럼에도 부부 관계가 지속되는 것은 죄책감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① 심기증이 있는 배우자는 상대방에게 무거운 짐을 지우며 만족을 주지도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죄책감을 느낀다. 동시에 ② 건강한 배우자는 좌절감과 자기에게 부과된 불공평한 짐때문에 관계를 포기하고 싶으나, 아프다는 사람을 버리려는 마음에 대해 죄책감을 느낀다.

이런 결혼 생활이 지속되는 사이 그 가정에는 좌절과 비참함과 죄책감과 불행속에서 지내게 된다.